합격하면 괜찮은 사람이 되는 걸까요? | 결과 앞에서 흔들리는 자존감 이야기

결과를 기다리는 불안 속에서 자존감이 흔들릴 때, 우리는 존재의 가치를 합격에 걸어두곤 합니다. 그러나 진짜 평안은 결과가 아닌 ‘과정’ 안에서 발견됩니다.


최근 한 분과 이런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자꾸 이상한 일들이 반복됩니다.
혹시 제가 뭔가를 잘못 살고 있어서 이런 일이 생기는 걸까요?”

그분은 몇 가지 일을 겪고 있었습니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한 판단이 틀렸다고 평가받고,
사소한 실수가 반복되고,
노력에 비해 결과가 잘 나오지 않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억울함이었습니다.
그 다음에는 의문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이런 생각까지 떠올랐다고 합니다.

“혹시 하나님께서 저를 바른 길로 인도하시려고 일부러 이런 일들을 겪게 하시는 걸까요?”

흥미로운 점은,
그 생각이 두려움보다는 오히려 약간의 평안을 주었다는 것입니다.
벌을 받는 느낌이 아니라,
보호받고 있다는 느낌에 가까웠다고 합니다.


대화를 이어가며 드러난 진짜 질문

조금 더 깊이 들어가 보니,
그분의 핵심 감정은 따로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저를 실력 없는 사람으로 볼까 봐 두렵습니다.”

이 한 문장이 가장 솔직한 고백이었습니다.

반복된 작은 좌절은
‘운이 꺾인 것 같다’는 생각을 만들었지만,
그 아래에는 ‘나는 여전히 쓸모 있는 사람인가?’라는 질문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과거에는 인정받는 환경에 있었다고 합니다.
그곳에서는 자신의 능력이 자연스럽게 드러났고,
주변의 평가도 긍정적이었습니다.

그러나 환경이 바뀌고,
평가받는 상황이 이어지자
자기 인식도 함께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합격하면 아직 괜찮은 사람이라는 감각이 돌아올 것 같습니다.

그분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말은 곧,
자존감이 어떤 ‘결과’에 매달려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많은 분들이 이 지점에서 힘들어합니다.
합격이면 괜찮은 사람,
불합격이면 부족한 사람으로 스스로를 단정 짓게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한 번의 결과가
한 사람의 가치를 확정할 수는 없습니다.

면접이든, 평가든, 시험이든
그 안에는 타이밍과 환경, 조직의 필요, 다양한 변수가 섞여 있습니다.
그것이 곧 존재의 판결은 아닙니다.


그분이 진짜로 원한 상태

대화의 끝에서 그분은 이렇게 정리했습니다.

  • 마음이 가벼운 상태

  • 죄책감이 없는 상태

  • 조급하지 않은 상태

  • 비교하지 않는 상태

  • 불안 없이 완전히 믿고 씩씩하게 걷는 상태

그리고 조용히 덧붙였습니다.

“이건 합격으로 얻는 게 아니네요.”

이 문장이 나온 순간,
이미 중요한 깨달음이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합격은 안정감을 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가벼운 마음을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결과는 외부에서 오지만,
가벼움은 내부에서 만들어집니다.


지금은 과정입니다.

마지막에 그분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지금은 과정입니다.”

과정이라는 말에는 확정이 없습니다.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아직 배움과 이동의 여지가 남아 있다는 뜻입니다.

우리는 종종
“나는 뛰어난 사람이다”와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
사이를 오갑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그 중간 어딘가에서 성장하고 있습니다.

결과는 우리의 현재 위치를 보여줄 수는 있어도,
우리의 전체를 정의하지는 못합니다.





혹시 지금
어떤 결과를 기다리고 계신가요?

그 결과가
나의 전체 가치를 판정할 것처럼 느껴지시나요?

그렇다면 이렇게 한 번 말해보셔도 좋겠습니다.

“지금은 과정입니다.”

과정 위에 서 있는 사람은
아직 멈춘 사람이 아닙니다.
아직 끝난 사람이 아닙니다.

그리고 어쩌면,
하나님과 기쁘게 함께 걷는다는 것은
완벽해진 상태가 아니라
과정 속에서도 스스로를 정죄하지 않는 상태인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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